Close

가식을 쓸어 제치고 속됨을 씻어내야 [掃甲滌塵 顔秀語新] <채근담/소창유기>


얼굴 위 열 겹 껍질 쓸어 제쳐야

가증스런 모양새 겨우 사라지고

가슴 속 쌓인 먼지 씻어 없애야

말의 멋 바야흐로 드러나게 된다.


面上掃開十層甲,  眉目纔無可憎.
면상소개십층갑,  미목재무가증.
胸中滌去數斗塵,  語言方覺有味.
흉중척거수두진,  어언방각유미.

<菜根譚채근담/淸刻本청각본(乾隆本건륭본)/修身수신>
<醉古堂劍掃취고당검소/小窓幽記소창유기 : 奇기>


  • 소개[掃開]  쓸어 치우다. 쓸어 제치다.
  • 미목[眉目]  눈썹과 눈. 얼굴 모양(模樣). 용모. 얼굴 모습을 이르는 말. 눈썹과 눈이 얼굴 모습을 좌우한다고 하여 이르는 말이다. / 매우 가까움. 근접. 일의 실마리. 일을 다루는 요령이나 조리. 문장의 요강. 요점. 얼굴에 있어 눈과 눈썹이 가장 중요하므로, 인신하여 여러 인재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또 여러 가지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을 가리킨다.
  • 가증[可憎]  괘씸하고 얄미움. 또는 그런 짓. 밉살스럽다. 가증스럽다. 혐오스럽다. 꺼림칙하다. 지긋지긋하다. 참고로, 한유(韓愈)의 송궁문(送窮文)에 지궁(智窮)·학궁(學窮)·문궁(文窮)·명궁(命窮)·교궁(交窮)의 다섯 궁귀(窮鬼)가 자신을 괴롭히는 행위를 지적하며 “다섯이 각기 주장한 바가 있고 사사로이 이름자를 세워서, 내 손을 비틀어 뜨거운 국을 엎지르게 하고 목청을 돋우었다 하면 남의 기휘를 저촉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나로 하여금 면목을 가증스럽게 하고 언어를 무미건조하게 한 것은 모두 그대들의 뜻이다.[各有主張, 私立名字, 捩手覆羹, 轉喉觸諱. 凡所以使吾面目可憎, 語言無味者, 皆子之志也.]”라고 하였다. <古文眞寶 後集 卷3>
  • 척거[滌去]  씻어서 버림.
  • 진로[塵勞]  번뇌(煩惱). 세속적(世俗的)인 노고(勞苦). 마음이나 몸을 괴롭히는 노여움이나 욕망 따위의 망념(妄念).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 차운답방직자유5수(次韻答邦直子由五首)에 “오두미 때문에 수고해도 아직은 머물 만하니, 문 닫고 남모르는 우울증을 고쳐 보고 싶네.[五斗塵勞尙足留 閉關却欲治幽憂]”라는 구절이 있다.
  • 수두진[數斗塵]  여러 말[塵]의 먼지. 신당서(新唐書) 권100 권회은열전(權懷恩列傳)에서 남의 과오에 대해 각박하게 처벌하는 권회은을 혐오하여 사람들이 “차라리 먼지 서 말을 마실지언정 권회은을 만나고 싶지는 않다.[寧飮三斗塵, 無逢權懷恩.]”라고 하였고, 소식(蘇軾)의 시 차운답방직자유5수(次韻答邦直子由五首)에 “다섯 말 먼지 때문에 힘들어도 아직은 머물 만하니, 문 닫고 남모르는 우울증 고쳐 보고 싶네.[五斗塵勞尙足留, 閉關却欲治幽憂.]”라는 구절이 있다.
  • 어언무미[語言無味]  하는 말이 재미없음. 언어(言語)에 맛이 없다는 뜻으로, 독서(讀書)를 하지 아니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아취(雅趣)가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 방각[方覺]  바야흐로 깨닫다. 바야흐로 터득하다. 바야흐로 드러나다.
  • 유미[有味]  맛있다. 맛이 좋다. 멋이 있다. 재미있다. 흥미(興味) 있다. 의미(意味)가 있다.

【譯文】 掃甲滌塵,  顔秀語新.
臉面上掃除撇開十層顔甲,  容貌方才不會令人惱惡  ;  心胸中滌蕩去除數鬥塵埃,  談吐方才感覺賦有意味.

Leave a Reply

Copyright (c) 2015 by 하늘구경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