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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할 때 대비하고, 어두운 곳에서 속이지 마라 <채근담>


한가한 때를 헛되이 보내지 않으면

바쁠 때에 쓸모가 있고

고요할 때 넋 놓고 있지 않으면

움직일 때에 쓸모가 있으며

어두운 곳에서 속이고 숨기지 않으면

밝은 곳에서 그 쓰임이 있다.


閒中不放過,  忙處有受用.
한중불방과,  망처유수용.
靜中不落空,  動處有受用.  暗中不欺隱,  明處有受用.
정중불낙공,  동처유수용.  암중불기은,  명처유수용.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


  • 방과[放過]  헛되이 보냄. 그대로 지나침. 어떤 문제나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대강 보아 넘김. 내버려두고 조관(照管)하지 않음. 버려두고 돌보지 않음. 내버림. 용서함. 놓아주다. 그 이상 추궁하지 않다. 용서하다. 엄하지 않게 하다. 간과(看過). 방기(放棄).
  • 수용[受用]  즐기고 음미함. 받아 지니고 활용함. 쓸모. 받아 씀. 누리다. 이익을 얻다. 향유하다. 쓰기에 편하다. 재화(財貨)를 받아 관청의 비용으로 쓰다. 참고로, 성리대전(性理大全) 권54 학(學)12 독서법(讀書法)2에 “학자가 중용(中庸),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등 사서에 대해 실제로 공부에 착수하여 구절마다 글자마다 침잠하며 자기의 일로 절실하게 여기면서 투철하게 터득해 나간다면, 일생 동안 받아 써도 다 쓰지 못할 것이다.[學者於庸學論孟四書 果然下工夫 句句字字 涵泳切己 看得透徹 一生受用不盡]”라는 주희의 말이 나온다.
  • 낙공[落空]  마음의 활동을 정지함. 계획이 실패함. 넋을 놓다. 주의하지 않다. 빠뜨리다. 허망한 결과가 되다. 허사가 되다. 물거품이 되다. 계획이나 희망 따위가 실패하여 허탕으로 돌아감. 공에 떨어지다.
  • 정중지동[靜中之動]  주자대전(朱子大全) 권32의 답장흠부(答張欽夫)에 “고요함 속에서의 움직임을 주장함이 있으니, 이 때문에 고요하면서 느끼지 않은 적이 없다. 움직임 속에서의 고요함을 살핌이 있으니, 이 때문에 느끼면서도 항상 고요하지 않음이 없다. 고요하면서도 항상 느끼고 느끼면서도 항상 고요하다. 이것이 마음이 두루 흘러 관철하여 한순간도 어질지 않음이 없는 까닭이다.[有以主乎靜中之動, 是以寂而未嘗不感, 有以察乎. 動中之靜, 是以感而未常不寂, 寂而常感, 感而常寂, 此心之所以周流貫徹, 而無一息之不仁也.]”라고 하였다.
  • 기은[欺隱]  속이고 숨김. 속이고 감춤.

【譯文】 未雨綢繆,  有備無患.
閑暇中不輕易放棄,  忙碌時就會有受益  ;  寧靜中不誤落空寂,  行動時就會有得益  ;  私下裏不欺騙隱瞞,  公開時才受人尊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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