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한 방울이 땅에 떨어져
그 땅이 모래라면 사라져 버릴게고
그 땅이 흙이라면 그 곳에 머물러
얼마를 기다려 싹을 틔우고
자라난 싹이 꽃 되어 피기까지
아무런 마음 없이 땅 밑에 살아
꽃잎이 지면 울어도 주고
남겨진 씨앗을 묘비 삼아서
남 모르게 죽어도 섧지 않으리
나비 한 마리가 껍질을 벗고
꽃에서 꽃으로 날아 놀다가
꽃잎에 앉아 잠이 들어도
놀다가 놀다가 잠이 들어도
바람도 꽃은 아니 흔드리
– 안상길 –
이슬 한 방울이 땅에 떨어져
그 땅이 모래라면 사라져 버릴게고
그 땅이 흙이라면 그 곳에 머물러
얼마를 기다려 싹을 틔우고
자라난 싹이 꽃 되어 피기까지
아무런 마음 없이 땅 밑에 살아
꽃잎이 지면 울어도 주고
남겨진 씨앗을 묘비 삼아서
남 모르게 죽어도 섧지 않으리
나비 한 마리가 껍질을 벗고
꽃에서 꽃으로 날아 놀다가
꽃잎에 앉아 잠이 들어도
놀다가 놀다가 잠이 들어도
바람도 꽃은 아니 흔드리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