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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기사[高尙其事]~고상시[高常侍]~고상지천풍[枯桑知天風]


고상기사[高尙其事]  은거(隱居)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주역(周易) 고괘(蠱卦) 상구(上九)에 “왕후를 섬기지 않고, 자기 일만을 숭상한다.[不事王侯 高尙其事]”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현인군자가 시대를 만나지 못하여 고결함을 스스로 지키면서 세무(世務)에 매이지 않는 것을 뜻한다.

고상기사[高尙其事]  주역(周易) 고괘(蠱卦) 상구(上九)에 “왕후를 섬기지 않고 그 일을 고상히 한다.[不事王侯 高尙其事]”라고 하였는데, 이천(伊川) 정이(程頤)는 선비가 세상에 나가 임금을 섬기지 않고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하는 경우를 몇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즉, 도덕을 갖추고도 때를 만나지 못하여 고결하게 스스로를 지키는 경우, 만족한 데서 그치는 도리를 알고 물러나서 스스로를 보존하는 경우, 자신의 능력과 분수를 헤아리고 남들이 알아주기를 구하지 않는 경우, 청렴함과 고결함으로 스스로를 지켜 천하의 일을 좋게 여기지 않고 홀로 그 몸을 깨끗이 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정이는 또 “이들은 비록 처한 바의 대소(大小)와 득실(得失)은 있어도 모두 진퇴(進退)가 도(道)에 부합하는 자들이다.”라고 하였다.

고상시[高常侍]  고상시는 산기상시(散騎常侍)를 역임한 당나라 시인 고적(高適)을 가리킨다. 고적의 제야작(除夜作)에 “여관의 차가운 등 아래 홀로 잠 못 드니, 나그네의 마음 어인 일로 이리도 처연한가. 고향에서는 오늘밤 천리 밖 내 생각할 터인데, 서리 앉은 살쩍 내일이면 또 한 해로다.[旅館寒燈獨不眠, 客心何事轉凄然. 故鄕今夜思千里, 霜鬢明朝又一年.]”라고 하였다.

고상시[高常侍]  이름은 적(適), 자(字)는 달부(達夫)로 당(唐) 나라 때 시인(詩人)이다. 나이 50에야 시를 짓기 시작했지만 재사(才思)가 특출했으며 벼슬은 산기상시(散騎常侍)에 이르렀다. <唐書 卷一百四十三 高適傳>

고상지천풍 해수지천한[枯桑知天風 海水知天寒]  마른 뽕나무도 흔들려 하늘의 바람 알고, 바닷물도 얼어 날씨가 추움 안다. <樂府上 無名氏> 문선(文選) 이선(李善) 주(注)에 “마른 뽕나무는 가지가 없어도 여전히 찬바람이 부는 것을 알고, 바닷물은 광대하여 얼지 않지만 그래도 날씨가 추워진 것을 안다.[枯桑無枝尙知天風 海水廣大尙知天寒]”고 하였으니, 사물은 모두 자연을 느끼는 감(感)을 지녔음을 말한 것이다. 고상(枯桑)과 해수(海水)를 부인(婦人)에 비유하여 정부(征夫)의 고통을 다 알고 있음을 뜻한다고 보기도 한다. 조선 중기의 학자 이덕홍(李德弘)의 간재집(艮齋集) 속집(續集) 4권에는 “물건이 서로 응함을 널리 말하여 사람이 서로 감응함을 말한 것이다.”라고 하였고, 김융(金隆)의 물암집(勿巖集)에는 “이는 물건이 서로 응함을 말한 것이니, 사람이 서로 감응함을 증명하였으나 오히려 분명히 드러내지는 않았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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