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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용귀[屨賤踊貴]~구천지와[勾踐之鼃]~구천창합[九天閶闔]


구천용귀[屨賤踊貴]  보통 신[屨]의 값은 싸고 죄를 지어 발목이 끊어진 사람이 신는 신[踊]의 값은 비싸다는 뜻으로, 죄인이 많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踊(용)이란 죄를 지어 발목이나 발뒤꿈치가 끊어진 사람, 곧 월형(刖刑)을 당한 사람이 신는 신을 이른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안자(晏子)에게 “그대는 시장 가까이 살고 있으니 물건의 비싸고 싼 것을 아는가?”라고 묻자, 안자가 “나라마다 장터에서는 온전한 신발은 싸고, 발꿈치가 잘린 죄인들의 신발이 더 비싼 형편입니다.[國之諸市 屨賤踊貴.]”라고 대답하는 내용이 나온다. 형벌이 남용됨을 지적한 말이다.

구천우로[九天雨露]  임금이 내린 은택(恩澤)을 비유한 말이다.

구천지와[勾踐之鼃]  군사들의 사기를 크게 고무시키는 것을 말한다. 춘추 시대 월왕(越王) 구천(勾踐)이 성내는 개구리를 보고 수레 위에서 경의(敬意)를 표하자, 군사들이 “개구리가 성을 내도 임금이 저렇게 인사를 하는데, 하물며 우리 군사들이 용맹스러우면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하며 사기가 충천(衝天)했다는 고사가 있다. <韓非子 內儲說上>

구천지취오 시교지이이[句踐之取吳 是驕之而已]  소식(蘇軾)의 책단중(策斷中)에 “월왕(越王) 구천(句踐)이 오(吳)나라를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오(吳)나라를 교만하게 만들었기 때문이고, 진(秦)나라가 여러 제후(諸侯)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합종(合從)을 해산시켰기 때문이고, 한 고조(漢高祖)가 항적(項籍)에게 승리한 것은 단지 군주와 신하를 이간질하고 소원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勾踐之取吳, 是驕之而已. 秦之取諸侯, 是散其從而已. 高祖之取項籍, 是間疏其君臣而已.]”라고 하였다. 춘추시대에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월왕(越王) 구천(句踐)과 회계산(會稽山)에서 싸워 승리하였는데, 구천이 목숨을 구걸하자 부차는 구천을 죽여야 한다는 오원(伍員 오자서伍子胥)의 말을 듣지 않고, 많은 공물을 받고 구천을 풀어주었다. 그 후 구천은 범려(范蠡)와 문종(文種)을 등용하고 선정을 베풀어 국력을 강화시키면서 외면으로는 오(吳)나라를 신첩(臣妾)처럼 지극정성으로 받들어 오왕 부차의 의심을 풀고 그를 교만에 빠지게 하였다. 그 결과, 오왕 부차는 패업을 이루기 위해 국력을 낭비하다가 입택(笠澤)의 싸움에서 구천에게 대패하여 마침내 자신은 죽고 나라는 멸망하였다.

구천창합[九天閶闔]  구천(九天)은 본래 하늘을 가리킨다. 옛사람들은 하늘을 중앙과 팔방의 아홉 방위로 나누어 그 방위에 해당하는 하늘 이름을 각각 붙여 구천(九天)이라 하였다. 창합(閶闔)은 원래 천문(天門)을 가리킨다. 왕유(王維)의 시 화가사인조조대명궁지작(和賈舍人早朝大明宮之作)에 “붉은 두건 쓴 계인(鷄人)이 새벽 시간을 알리자, 상의(尙衣)는 바로 수놓은 갖옷을 바친다. 구중궁궐 정문을 여니, 만국의 사신 의관 갖춰 황제께 절을 하네.[絳幘鷄人送曉籌 尙衣方進翠雲裘 九天閶闔開宮殿 萬國衣冠拜冕旒]”라고 한 구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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