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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까치


나는 한심한 산까치이다.

기억이 떨어지는 산까치이다.

두고 먹으려고 나무구멍에

남은 도토리를 숨기어 두고

돌아서 그 자리를 잊어버리는

겨우내 굶주리며 찾아다니는

나는 머리 나쁜 산까치이다.

춥고 배고픈 겨울을 나고

따듯한 봄이 애써 돌아와

여기저기 새싹 돋아날 때야

감추어둔 자리를 기억해 내고

그 자리에 자라난 도토리 싹을

어치 어치 바라만 보는

한심한 한 마리 산까치이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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