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題무제 / 늙었으면 물러나야지 / 吉再길재
曾讀前書笑古今[증독전서소고금] 일찍이 옛 글을 읽고 고금을 비웃었는데 愧隨流俗共浮沉[괴수류속공부침] 세속의 흐름에 함께 부침한 것 부끄럽네 終期直道扶元氣[종기직도부원기] 끝내 바른 도로써 원기를 잡아…
曾讀前書笑古今[증독전서소고금] 일찍이 옛 글을 읽고 고금을 비웃었는데 愧隨流俗共浮沉[괴수류속공부침] 세속의 흐름에 함께 부침한 것 부끄럽네 終期直道扶元氣[종기직도부원기] 끝내 바른 도로써 원기를 잡아…
倏忽百年半[숙홀백년반] 훌쩍 지나가버린 반백년 세월 蒼黃東海隅[창황동해우] 동해 한 구석에서 허둥대었네 吾生元跼蹐[오생원국척] 나의 삶 본시 조심스러웠으나 世路亦崎嶇[세로역기구] 세상살이 또한 험난하였네 白髮或時有[백발혹시유] …
旅枕鷄號夢易廻[여침계호몽역회] 나그네 잠 닭 울음에 꿈이 뒤섞여 征鞍欲拂思悠哉[정안욕불사유재] 말에 앉아 떨치려 해도 생각이 아득하네 霜風淅瀝貂裘弊[상풍석력초구폐] 서릿바람에 서걱서걱 갖옷은 해지고 星月闌干畵角哀[성월난간화각애] …
亂離滾到白頭年[난리곤도백두년] 난리 겪다 어느덧 머리만 희어지고 幾合捐生却未然[기합연생각미연] 몇 번이고 목숨 버리려다 못하였네 今日眞成無可奈[금일진성무가내] 이제는 참으로 어찌 못할 상황이니 輝輝風燭照蒼天[휘휘풍촉조창천] 바람…
自春無雨夏相仍[자춘무우하상잉] 봄부터 안 내린 비 여름까지 이어지니 女魃憑凌爾可憎[여발빙릉이가증] 설쳐대는 가뭄 귀신 네가 정말 밉구나 天地爲爐烘似火[천지위로홍사화] 천지가 화로인 양 불처럼 이글대니…
有粟無人食[유속무인식] 양식 있는 집은 먹을 사람이 없고 多男必患飢[다남필환기] 자식이 많으면 굶주림이 걱정이네 達官必憃愚[달관필창우] 높은 벼슬아치는 반드시 어리석고 才者無所施[재자무소시] 재주 있는…
窮居罕人事[궁거한인사] 어렵게 살다보니 사람 볼 일 드물어 恒日廢衣冠[항일폐의관] 날이면 날마다 대충 걸치고 사네 敗屋香娘墜[패옥향랑추] 헐은 지붕에서 노래기 떨어지고 荒畦腐婢殘[황휴부비잔] 풀…
二儀廓無際[이의곽무제] 하늘과 땅은 넓고 가없어서 萬物不能實[만물불능실] 만물로도 다 채울 수 없다네 眇小七尺軀[묘소칠척구] 작디작은 칠 척 몸뚱이쯤이야 可容方丈室[가용방장실] 사방 열 자…
好花方艶時[호화방염시] 예쁜 꽃이 한창 고울 때에는 誰不願爲花[수불원위화] 누가 꽃 되기 바라지 않으랴만 迨其萎而隕[태기위이운] 시들어 떨어질 때에 이르러서는 不如凡草芽[불여범초아] 흔한 잡초…
安坐十年前[안좌십년전] 편안히 앉아 살던 십년 전에는 商量十年事[상량십년사] 십년간 할 일 미리 생각하고 行藏與道揆[행장여도규] 행장의 도리를 헤아려 따라 田園整位置[전원정위치] 전원에 정연히…
爲人性僻耽佳句[위인성벽탐가구] 사람됨이 편벽하니 좋은 글귀 탐닉하여 語不驚人死不休[어불경인사불휴] 남 놀래지 못하면 죽어도 쉬지 않았는데 老去詩篇渾漫興[노거시편혼만흥] 늙어가니 시들 모두 즉흥적으로 흐르고 春來花鳥莫深愁[춘래화조막심수] …
花飛有底急[화비유저급] 꽃잎은 어이 저리 급히 날리나 老去願春遲[노거원춘지] 늙어가니 봄이 더뎠으면 좋겠네 可惜歡娛地[가석환오지] 아쉬워라 즐거이 노는 자리도 都非少壯時[도비소장시] 이미 젊은 시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