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묵은 다랑이에 물을 가두고
논마다의 개구리 알을 떠다
올챙이로 정성스레 기르는 형은
논갈이에 묻히는 올챙이가
알인 채 먹히는 개구리가 안됐단다.
그 논에서 자란 개구리들이
요리 팔딱 조리 팔딱 어린것들이
논을 나와 나름의 삶을 꾸리며
개골개골 제철을 우는 밤이면
잠을 설치는 한때의 기쁨도
겨울이면 인간의 부질없는 부지런에
냄비에서 고추장과 삶아진다.
옛날이야기 속 어떤 선비는
마른 웅덩이의 올챙이들 살려주고
요술 냄비를 얻었다는데
요즘의 산골 총각 걱정 많은 형은
엄동에 얼어붙은 개울 뒤지며
개구리 피난에 손이 시리다.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