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겨울
형은 개구리를 잡는다.
장가도 늦은 형은
이 때는 남보다 부지런하다.
저 살던 곳이 제일 좋겠지만
얼음도 녹이는 사람들 욕심 피해
집 옆 얼지 않을 움푹한 웅덩이에
정성스레 정성스레 개구리를 모은다.
이른 봄 형은
이 논 저 논에서 개구리 알을 뜬다.
자식도 없는 형은
묵은 논에 따듯이 물을 대고
개구리 알을 고이 풀어놓는다.
경지정리 개벽한 황량한 산골
사라진 개구리 울음은
형으로부터 다시 시작된다.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