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같이 가면 안 될 사람과
다정히 손잡고 들길 걸었네
들길 가에 작은 개울 흐르고
햇살은 봄 햇살 따사로왔네
멀리 엄니의 걱정스런 응시
어디론가 둘이 숨고 싶었네
개울 건너 넓은 밭 하나 있어
키다리 나무들 가지런하니
하얀 꽃들 은은히 피어 있었네
꽃 숲에 두 몸 숨길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려 꿈에서 깼네
트인 날엔 가슴속 말도 못하고
돌아갈 수 없이 많은 시간 지나
가슴 터질라, 두근거림은 뭐람.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