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垂老別수로별 / 칠순 노인의 이별 / 杜甫두보


四郊未寧靜[사교미녕정]   사방이 아직 안정되지 않아

垂老不得安[수로부득안]   칠순 노인조차 편안할 수가 없네

子孫陣亡盡[자손진망진]   자손들이 모두 전사했건만

焉用身獨完[언용신독완]   어찌 이 몸 홀로 온전하길 바라리

投杖出門去[투장출문거]   지팡이 던지고 문을 나서니

同行爲辛酸[동항위신산]   동행도 나를 보며 마음 아파하네

幸有牙齒存[행유아치존]   다행히 치아는 남아 있지만

所悲骨髓乾[소비골수건]   슬픈 것은 골수가 말라버린 것

男兒旣介冑[남아기개주]   사나이 이미 군복을 입었으니

長揖別上官[장읍별상관]   길게 읍하고 상관과 이별하네

老妻臥路啼[노처와노제]   늙은 처는 길에 엎드려 우는데

歲暮衣裳單[세모의상단]   세모에도 홑치마를 입고 있네

孰知是死別[숙지시사별]   누가 아랴 이것이 사별이 될지

且復傷其寒[차복상기한]   추위에 떨 일 또한 걱정이네

此去必不歸[차거필부귀]   이제 가면 분명 돌아오지 못할테니

還聞勸加餐[환문권가찬]   더 먹고 가라 권하는 소리 들리네

土門壁甚堅[토문벽심견]   토문관 성벽은 아주 견고하고

杏園度亦難[행원도역난]   행원을 건너기도 역시 어렵네

勢異鄴城下[세리업성하]   업성의 싸움과는 형세도 다르니

縱死時猶寬[종사시유관]   죽게 되더라도 아직 시간은 있겠지

人生有離合[인생유리합]   인생에는 헤어짐과 만남이 있으니

豈擇衰盛端[개택쇠성단]   어찌 젊고 늙은 때를 가리겠나

憶昔少壯日[억석소장일]   예전의 젊은 날을 생각해보며

遲廻竟長嘆[지회경장탄]   머뭇거리다 길게 탄식하네

萬國盡征戍[만국진정수]   온 나라가 전쟁에 휘말리어

烽火被岡巒[봉화피강만]   봉화가 온 산을 뒤덮었으니

積屍草木腥[적시초목성]   시체 쌓여 초목에선 비린내 나고

流血川原丹[유혈천원단]   흐르는 피로 내와 들이 붉게 젖었네

何鄕爲樂士[하향위악사]   어느 마을의 악사인가

安敢尙盤桓[안감상반환]   어찌 아직도 서성거리나

棄絶蓬室居[기절봉실거]   옹색한 살림이나마 두고 가려니

塌然摧肺肝[탑연최폐간]   폐와 간이 덜컥 내려앉네

<垂老別수노별 / 杜甫두보>

※ 三吏三別(삼리삼별 ; 3리3별) 중 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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