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눈 속에게 헤엄을 쳤다.
나는 그 눈 속에 그는 내 눈 속에
누가 누구 눈에 헤엄치는지
그저 즐겁게 헤엄을 쳤다.
발가벗고도 부끄럼 없이
우리는 자유롭게 헤엄을 쳤다
나는 산골 놈 헤엄을 모르지만
바다가 고향인 여인은
인어처럼 유유히 헤엄을 쳤다
나는 따라서 헤엄을 쳤다
지느러미 퍼덕이며 헤엄을 쳤다.
그러다 생각하니 심심해져서
내 눈은 어항처럼 여인을 가두었다.
여인은 그래도 웃고 있었다.
그러다 귀찮아져 자유를 주었다.
그래도 여인은 울고 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타고, 나는
여인의 눈 속에서 벗어 나왔다.
바다로 갔다
웃음 없이 자유로운 여인은
바람에 밀리어 바다로 갔다
돌아서서 나는 휘파람만 불었다
허파에 가득 찼던 바람들이
휘파람 소리로 날아가 버렸다.
가라앉으며 가라앉으며 나는
지느러미 후적후적 젓고 있었다
내가 보낸 여인이
나를 보내고 있었다.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