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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醉夢


기다려 올 사람 아니지마는

잊는다 잊힐 사람 더욱 아니어

어제도 그랬듯이 잔을 비운다

술병 가득 녹아 있는

추억 방울들

투명한 유리잔에 잠시 머물다

목줄 타고 짜르라니 흘러 들어와

그대 머무는 가슴 안에서

방울방울 모여모여 영상이 되어

온 몸으로 빨갛게 퍼져 나간다

잔이 비일수록 추억에 젖어

그렇게 꿈길 걸어 아침이 오면

불 꺼진 무대 위 배우처럼

불 켜진 객석 관객처럼

씁쓸한 마음으로 뒤돌아서서

또 다른 일상으로 걸어 나온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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