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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을 지나며


임원항 떠난 강릉행 버스

삼척을 지난다.

바로 저기 어디쯤

그리운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세상에 부대끼며 살고 있는데

도란도란 모여 있을 저녁시간

그 앞길을 스쳐 지난다.

언제 한번은 찾아뵈리란

약속들도 귓전을 스쳐 지난다.

밤안개는 뿌옇게 바다를 가리고

불빛은 방울방울 눈썹에 매달린다.

서울 가는 막차는 행여 있을까

형님 댁이 저긴데 그냥 지난다.

산다는 것이 다 이런 것이냐

등 떠밀리듯 사는 것이냐

웃음 한번 못 건네고 가는 것이냐

아쉬운 삼척은 빨리 지난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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