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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턱 채송화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아

한 해를 다 살고 어디로 갔나

봄빛이 흥에 겨워 꽃 피우고

여름 햇살 따가와 꽃 봉우리

붉게붉게 익어가더니

산들바람 가을이 와 꽃잎은 지고

꽃 진 자리엔 허무만 덩그마니

보이지 않게 흐느끼더니

겨울

찬바람 서성이는 유리창가에

마른 가지 화분 가득 황량하구나

그 많은 나비는 다 무엇을 했나

내년엔 그 꽃을 보지 못하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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