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귀퉁이 풀섶에 나름 다복한 덩굴
순 내고 파 버려진 고구마
낸 순들 여기저기 재식 보내고
울퉁불퉁 근육처럼 연분홍 새살 돋워
메마른 흙 위에 살아가고 있구나.
–
잘 살아라
된서리 내릴 때까지
네 삶을 살아라
–
다 살았다 싶을 때
삶은 다시 시작 되고
살아 있으면 희망은 있고
희망이 있으면 살아지는 것
–
흙 모아 덩이뿌리 덮어주고
늘어진 내 팔 가죽 지그시 만져본다.
–
– 안상길 –
–
※ 감자는 순을 내고 썩어가지만, 고구마는 순을 내고도 살아간다.
- 재식[栽植] 농작물이나 묘목을 땅에 심음. 작물의 번식에 쓰이는 씨앗을 심는 것을 넓은 뜻에서 파종(播種)이라고 하고(대체로는 종자나 이와 비슷한 씨앗을 뿌려 심는 것을 의미함), 영양기관 등을 번식용으로 쓰는 경우에는 재식(栽植)·정식(定植)·삽식(揷植) 등으로 부르고, 볍씨를 물못자리에 파종하는 것은 낙종(落種)이라고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