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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


나 좀 나대로 내버려둬라.

 

약초라느니 맛있다느니 질기다느니 잡초라느니

 

부대끼기 싫어

밟혀 살러 왔더니

이러쿵저러쿵 웬 말들이냐

 

퍼질러 길바닥에 퍼질러앉아

밟는 대로 밟히며 살아간다 말아라

뜯기고 걷어채도 이를 악물고

밟히고 또 밟혀도 일어선다 말아라

 

남 딛고 목 빼고

해바라기 싫어서

목마르고 배고픈 흙먼지 길바닥에

누운 듯 앉은 듯 햇살 속에 섰을 뿐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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