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네 담쟁이
높은 축대 위 쓰러질 듯 집 한 채 부여안고 오르는 담쟁이의 몸부림 푸르고 누르고 불그레하니 색깔마다 맑고 고운 비에 씻긴…
높은 축대 위 쓰러질 듯 집 한 채 부여안고 오르는 담쟁이의 몸부림 푸르고 누르고 불그레하니 색깔마다 맑고 고운 비에 씻긴…
오늘 하루도 힘들었구나 곤히 자는 아내의 모습을 보다 뭔지 모를 것이 북받친다. 이제는 혼자 아닌 둘이 하나로 남은 날을…
살다가 어떤 날은 다 귀찮을 때가 있지 실컷 얻어맞고 싶고 몽창 까부수고 싶고 온통 나른함과 굼시럼으로 미칠, 그런 날이 있지…
바람이 지나는가 후두두둑 굵은 빗방울 던지는 소리 밤도 다 깊어 밝아 오는데 두어도 될 잎마저 모두 졌겠네 – 안상길 –…
어둔 산길 홀로 나서 콧노래 발 맞춰 걷노라면 마을에 이르러 달이 떠오고 반갑게 웃던 불 켜진 너의 집 수줍어 소리…
멀리서 듣기엔 싸우는 연인 어려운 옷차림에 풍기는 냄새 밤길 가에 홀로 떠드는 여인 세상에서 제일 나쁜 남자는 여자관계가 복잡한…
어떻게 살까 생각하니 가을 하늘이 한없이 깊고 맑더니만 뭘 먹고 사나 생각하니 아스팔트가 한숨에 꺼져 내린다. 사는 거야 어떻게든 살아지겠고…
내게 가을이 그냥 가을이었으면 바람 불면 그냥 바람 분다고 낙옆 지면 그냥 잎이 진다고 바람 타는 구름처럼 세월을 타고 맑은…
쏟아지는 빗줄기에 생각이 난다. 형제들 모여 술 취하던 밤 가슴속에 묻었던 듯, 네 째 형의 얘기 갓 제대한 동생…
떠날 땐 모든 걸 두고 가겠지 놓지 못한 것도 놓을 수 없는 것도 가다가 서운해 뒤돌아볼까 가다가 아쉬워 되돌아올까…
오늘도 아내는 마감이란다 혼자 무슨 일 그리 많은지 한 달에 열흘은 야근을 한다 술 꼬임 뿌리치고 일찍 들어와 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