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귀뚜라미
귀뚜라미가 방에서 운다 귀뚤귀뚤귀뚤귀뚤 고향에선 없던 일이다. 귀뚜라미가 방에서 운다 귀뚤귀뚤귀뚤귀뚤 고향에서는 없는 일이다. 빌어먹을…… 귀뚜라미가 방에서 운다 귀뚤귀 퍽!…
귀뚜라미가 방에서 운다 귀뚤귀뚤귀뚤귀뚤 고향에선 없던 일이다. 귀뚜라미가 방에서 운다 귀뚤귀뚤귀뚤귀뚤 고향에서는 없는 일이다. 빌어먹을…… 귀뚜라미가 방에서 운다 귀뚤귀 퍽!…
지지배 동무 서 있습니다 이쁜 지지배가 서 있습니다 가을 하늘 속 내 동무는 하늘의 숨결 따라 한들립니다 하두 이쁜 내…
오지 않았다. 아무도 산 그림자 길게 돌아눕는데 별은 얼어 파랗게 질리고 서리 맞은 달은 서산에 걸리었다 겨울가지 사이로…
은행나무 아래 그대를 기다린다. 쏟아지는 은행잎 맞으며 그대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그대 오지 않지만 그대는 오지 않지만 노오란 은행잎 맞으며 그대를…
별이 하얀 초겨울 가랑잎 사그락 도랑물 졸졸졸 사람은 떠나서 벌써 십여 년 별은 여전히 빈 가지에 걸리고 기러기 여전히 울며…
인생이 매양 이 가을 오후 같다면 떠나갈 것이다. 눈물은 나타낼 수 없는 느낌의 이슬 산은 붉어 강에…
바람에 송화가루 흩어지던 날 산산에 울은 새 산비둘기 진달래 흐르는 여울목에는 호드기 소리도 잠잠하였다 엄니는 뿌옇게 바라보시며 손짓만손짓만 하고 계셨다…
오늘 하늘은 바다 같은데 여우에 홀리기야 하였을라구 솔이끼 융단 같은 숲길을 따라 숨 한번 크게 쉬고 노루로 간다 바람이…
장미를 본다 강아지풀섶에 나지막하니 붉게 피어난 장미를 본다. – 먼 어느 여름이던가 참외가 끝물이던 그 장날에 지푸라기에 매어 달린 갈치의…
바람개비 돌아간다 돌지 못해 울고 싶던 아이적의 바람개비 팔랑팔랑 돌아간다 잘도잘도 돌아간다 바람 부는 곳을 바라보고 서면 비행기도 되어 날던…
무서웠다 어젯밤 꿈은 무서웠다 쏘아 뱉는 지지배의 욕지거리가 하두 무서워서 달아나다가 한참을 달아나다 뒤돌아보면 그 만큼에 서 있는 그 지지배…
저 아이가 내가 아닌가 저 마냥 쬐그만 책보를 메고 도시락 딸각이는 책보를 둘러메고 웃으며 건너오는 저 얼굴이 바로 내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