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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


바람 없이 어찌 솔바람이고

솔이 없이 어찌 솔바람이랴

어린 내가 서서

그리며 바라보던

저 산산 너머

거기서 늙은 내가 와

기대앉았다

솔은 백백년을 푸른 머린데

내 머리엔

녹지 않는 하얀 눈이 내렸다

바라던 것은

저 너머에 있지 않고

이 자리에 있음을 알기까지

솜털구름 먹장구름 피었다 갔다

산다는 게 별거 있나

흔들고 흔들리고

흔들다 찢기며

소리 내고 가는 솔바람인 거지

맞선 듯 맞이한 듯

어울듯 스쳐가듯

솔 입술 바람 입술 휘파람 부는 거지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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