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이 있던 자리
샘이었다. 샘터였다. 수렁이었다. 지적지적 논바닥인 샘이 있던 자리를 판다. 내 모르는 옛날처럼 샘이 솟을까. 장에서 돌아오던 장꾼들이 목축이고 손을…
샘이었다. 샘터였다. 수렁이었다. 지적지적 논바닥인 샘이 있던 자리를 판다. 내 모르는 옛날처럼 샘이 솟을까. 장에서 돌아오던 장꾼들이 목축이고 손을…
그 날 밤 달빛도 이따금 밤안개도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묻어간 숨소리도 돌이켜 가슴 다시 뛰어도 기억은 기억이어야 한다. …
벼 벤 논 갈개 추면 누렇던 미꾸리 수제비 몇 조각에 푹 끓여서 막걸리 한잔이면 그만이었지 미꾸리 꼬랑지도 친구도 없는 고향…
겨울날이 참, 찬란도 하다. 봄날 같다. 시금치 퍼렇고 배추는 여물다. 눈이 아파 뜰 수가 없다. 형수님 버선코가…
토요일 오후 1시 업무 끝! 사무실에서 별일로 점심 겸 소주를 마시다. 각 1병 그래서 2컵. 집집이 단풍들고 지는 잎도…
잠자리 전의 담배 때문일까 그러나 내 불면의 역사는 길다. 홑 유리창으로는 가로등 빛에 묻어 한기가 스미고 고향 창호지에 번지던 달빛도…
이슬비 젖는 가을 산길에 아내가 마른 가랑잎처럼 재깔대며 앞 서 간다. – 안상길 –
당신은 햇살처럼 웃고 있었다. 먼 쪽빛 바다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해초처럼 너울대던 머릿결 가만히 내 팔을 잡던 손 함께…
고향 산에서 캐온 춘란 한 포기 양란 죽은 화분에 고이 심었네. – 함께 온 부엽토에 바위옷 덮어 내 마음은 고향…
친구는 가고 흔적도 없어 다북쑥 우거져 휘파람 같은 새 울고 살아온 날들처럼 굽어 도는 에움길 투둑 툭…
욕심 버리러 가는 길가에 층층이 쌓인 욕심 더미들 떨리는 손끝으로 욕심 하나 더 한다. 욕심을 돌같이 버리기보다 욕심을…
고랑밭이 팔 남매 길러낸 고랑밭이 다시 산으로 가고 있구나. 겨우내 등걸불 피워 놓고 육철괭이 벼리며 일구셨다는 아버지 피땀 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