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기자
힘들다 말자. 저 축대 틈 주렁주렁 구기자 줄기를 봐라. 큰 놈 이기니 덤빌 놈 없고 척박하니 머리 디미는 놈…
힘들다 말자. 저 축대 틈 주렁주렁 구기자 줄기를 봐라. 큰 놈 이기니 덤빌 놈 없고 척박하니 머리 디미는 놈…
대공원에 갔다. 놀이기구 앞에서 줄 서고 기다리다 해 다 갔어도 아내와 두 아이는 마냥 환하고 유모차 안 막내도 나름 즐겁다.…
세월은 흐르고 계절은 바뀐단다. 추운 겨울 지나면 새 봄이 오고 그 꽃은 아니어도 꽃은 또 피고, 네가 바뀌면 세상도 바뀐단다.…
– 으이그, 이 땅그지야… – 돌돌돌 흐르는 풀린 개울에 따스한 봄 햇살 아래 겨우내 튼 내 손 다그잡고 뽀득뽀득 조약돌로…
앓아보면 안다. 좋아하고 싫어함이 참 덧없음을 숨 모르고 조횽함이 참 행복임을 열이 펄펄 끓을수록 추워지는 밤 그날, 아버지 말씀이 생각난다.…
딸내미는 제 방에서 아들래미는 내 곁에서 꺼병이처럼 웅크리고 자고 있다. 바로 누이고 이불을 덮어주고 나니 안방에서 갓난쟁이 막내가 칭얼댄다. 젖을…
밖에서 놀다 들어온 아이들에게 물씬, 겨울 냄새가 난다. 아내가 걷어온 빨래에도 묻어 있다. 어릴 적 내가 쫓아다니던 그 바람이 세상을…
장미 꽃 잎 날려 깔린 바알간 길을 생각생각 밟고 걸어 출근합니다. 흩날리는 꽃잎이 서럽다던 이 오고가는 세월이 참 잠깐입니다.…
세상은 이러이 코 꿰어 끌고 세월은 쩌쩌이 발뒤꿈치 찍어 몬다. 잠자리 거미줄에 줄줄한 이슬 나비꿈 날갯짓에 쨍그랑 부서지고 장엄한…
내 허벅지야 네 몸 하나 지고가기 버거웁구나. 아주 갈 때야 한 번에 가준다니 고맙지만 살날은 가파른 비탈길이라 홀로 가야 할…
돌아가자구 돌아가자구 밭은 산이 되고, 논은 늪이 되고 몸은 술에 절어 마음은 말라 터져 돌아가자구 돌아가자구 멧돼지 미역 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