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밤
은하수로 삼은 실에 오리온을 반짝 달아 희고희고 고운 목에 다소곳이 걸어 주고 두리둥실 달을 따다 오지끈똑 반을 쪼개 도토롬한 양…
은하수로 삼은 실에 오리온을 반짝 달아 희고희고 고운 목에 다소곳이 걸어 주고 두리둥실 달을 따다 오지끈똑 반을 쪼개 도토롬한 양…
어머니가 부쳐 온 김장김치를 아내가 조심스레 아침상에 올린다. 아삭이는 개운한 배추김치 어머니 맛이다. 고추, 파, 동치미 시원한 멀국 어머니…
꽃그늘 아래서야 서럽겠지만 꽃 진다고 모두다 가을이더냐 여름은 여름대로 꽃 피고 지고 봄꽃보다 더 고운 잎 지는 가을 오면 나직이…
강가에 조개무지처럼 하늘 닿게 쓰레기를 쌓아올려 사람들은 하늘과 악수를 하려 한다. – 그곳에는 억새 숲도 있고 들국화, 구절초, 이름 모를…
반짝이는 가을강 누른 강둑에 단풍보다 더 붉은 남자와 여자 외따로 엉클어진 앉은뱅이 들국화 바람에 날리는 어지런 기억 – 안상길…
아내가 앉아서 울고 있다. 깊은 밤이다 내가 곁에 있어 서러운 것이다 그런 내가 더 서러워 이를 악문다 밤이 깊을수록 머리가…
앞산 마루에 겨울 오후 햇살이 걸쳐질 때면 왠지 모를 우울이 찾아왔습니다. 오늘 생각 없이 창밖을 보다 맞은 편 아파트에…
까치도 날지 않는 겨울하늘에 까치밥 뚝 뚝 뚝 뚝 찍혔습니다. 이끼 돋아나 파란 길이 감으로 칠해질까 걱정입니다. 땡감 주워…
잔 받침이 있고 잔이 있고 거름 잔이 있고 잔 뚜껑이 있다. 마른 잎, 꽃, 열매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샘이었다. 샘터였다. 수렁이었다. 지적지적 논바닥인 샘이 있던 자리를 판다. 내 모르는 옛날처럼 샘이 솟을까. 장에서 돌아오던 장꾼들이 목축이고 손을…
그 날 밤 달빛도 이따금 밤안개도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묻어간 숨소리도 돌이켜 가슴 다시 뛰어도 기억은 기억이어야 한다. …
벼 벤 논 갈개 추면 누렇던 미꾸리 수제비 몇 조각에 푹 끓여서 막걸리 한잔이면 그만이었지 미꾸리 꼬랑지도 친구도 없는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