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어木魚
억억년 땅속에서 깊은 잠을 자면 나무도 물고기도 돌이 된다더만 말똥말똥 잠 안 잔다 박제로 걸렸다네 지혜공부는 내 모르겠고 쪼르르 또르르르…
억억년 땅속에서 깊은 잠을 자면 나무도 물고기도 돌이 된다더만 말똥말똥 잠 안 잔다 박제로 걸렸다네 지혜공부는 내 모르겠고 쪼르르 또르르르…
백발은 소리 없이 담 넘어 오고 총기는 붙잡아도 문을 나가네 – 뻔히 이리 올 줄 알면서도 복권을 여비 삼아 걸어…
무심히 꽃이 피나 무심한 꽃이 피나 – 나는 너를 유심히 바라보는데 너는 나를 보기나 하는 것인지 – 봄꽃은 떨어지고 가을꽃은…
병마용갱兵馬俑坑이다. 나름 정연히 줄지어 서 돌아가기 위해 떠나기 위해 유리벽을 향해 저마다 불 켜진 홀笏을 받들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허락으로…
버스가 싣고서 가자는데도 싫다고 싫다고 달릴수록 뒤로 내달리누나 – 고향이라고 찾아왔는데 천만산해 떠돌다 이제 왔는데 왜 가야하냐고 내어빼누나 – –…
밭 귀퉁이 풀섶에 나름 다복한 덩굴 순 내고 파 버려진 고구마 낸 순들 여기저기 재식 보내고 울퉁불퉁 근육처럼 연분홍 새살…
창턱에 살짝 걸린 빌딩 사이 느티나무 잎들이 바람에 소곤댄다. – 가야지 너도 가야지 가까이는 가물하고 멀리는 또렷하니 가야지, 처음 있던…
밤늦어 자려니 서늘한 바람이 든다. – 거실 창문을 닫다가 E.T인가 둥글고 큰 얼굴에 목 긴 앉은뱅이가 나무의자에 앉아 있다. –…
아무도 모른다네 우리의 추억 별이 알고 달이 알고 바람이 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