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소나무
저처럼 되는 대로 살아가란다. 잘난 나무 잘나 잘려나가도 홀로 오랜 세월 저를 지키며 저처럼 되는 대로 살아가란다. 발돋움 디딤발…
저처럼 되는 대로 살아가란다. 잘난 나무 잘나 잘려나가도 홀로 오랜 세월 저를 지키며 저처럼 되는 대로 살아가란다. 발돋움 디딤발…
산자락 일구는 산지기 옆에 산마 구워먹는 아이가 있고 눈발 구경하는 누렁이 있고 산발치 초가엔 저녁밥 연기 – 안상길 –…
春水滿四澤? 春水滿四畓! 두어라 지난 겨울 가문 날들은 속 뒤집혀 흙탕물로 젖던 날들은 저물 녘 개구리 아우성 이는 노을과…
곤한 하루 지내고 눕는 밤이면 온갖 소리가 귀에서 난다 쓰르라미, 개구리, 귀뚜라미, 매미 제각기 제 철을 사는 것들이 어찌 이…
매화 한 그루를 보내셨군요 돌담 틈에 끼워 보내셨군요 마음만 떠도는 친구를 위해 먼 곳 봄 향기를 보내셨군요 돌우물에 띄워서 보내셨군요…
낮에 전화하니 안 계시더니 비닐하우스에 계셨었군요. 이른 봄이면 고추 모로 푸르고 가을이면 마르는 고추로 붉던 이제는 마땅히 심길 것이…
이제 같이 가면 안 될 사람과 다정히 손잡고 들길 걸었네 들길 가에 작은 개울 흐르고 햇살은 봄 햇살 따사로왔네 멀리…
나무 다섯 짐하고 노강댕이나무 때고 오곡밥에 나물 먹고 논두렁에 쥐불 놓고 불 깡통 돌리며 놀다 내 집 네 집 밥…
샘낼 게 없어 꽃을 샘내랴 피었다 이내 지고 말 꽃을 강한 생명만 키우려는 게지 철모르는 싹 가르치려는 게지 거꾸로…
할아버지 계시고 아버지 계신 산 “나 혼자 인천에 두지 말아요.” 몹쓸 암에 앓고 계신 둘째 형수님. 헛뫼…
스스로를 더럽혀야 의미가 있는 올록볼록 굴곡이 많을수록 더욱 넓어져 가치가 더 큰 새하야니 돌돌 말린 소중한 너는 온갖 더러움 마다…
간밤 비질소리 오래이더니 눈 내린 골목길이 쓸려 있구나 한밤에 비질이라 짜증낸 것이 길옆으로 쌓인 눈에 미안하구나 세상 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