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 / 백석 2022-11-152025-12-31하늘구경No Comments 낡은 질동이에는 갈 줄 모르는 늙은 집난이같이 송구떡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오지항아리에는 삼촌이 밥보다 좋아하는 찹쌀탁주가 있어서 삼촌의 임내를 내어가며…
모닥불 / 백석 2022-11-152025-12-31하늘구경No Comments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헝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고야古夜 / 백석 2022-11-152025-12-31하늘구경No Comments 아배는 타관 가서 오지 않고 산(山)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 뒤로는 어느 산(山)골짜기에서…
오리 망아지 토끼 / 백석 2022-11-152026-01-01하늘구경No Comments 오리치를 놓으려 아배는 논으로 나려간 지 오래다 오리는 동비탈에 그림자를 떨어트리며 날어가고 나는 동말랭이에서 강아지처럼 아배를 부르며 울다가 시악이 나서는…
초동일初冬日 / 백석 2022-11-152026-01-01하늘구경No Comments 흙담벽에 볕이 따사하니 아이들은 물코를 흘리며 무감자를 먹었다 돌덜구에 천상수(天上水)가 차게 복숭아남ㄱ에 시라리타래가 말러갔다 – <초동일初冬日 / 백석> – ◀ ◆ ▶…
주막酒幕 / 백석 2022-11-152026-01-01하늘구경No Comments 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 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八)모알상이 그 상 위엔 새파란 싸리를 그린 눈알만한 잔(盞)이 보였다 아들 아이는…
미명계未明界 / 백석 2022-11-152025-12-31하늘구경No Comments 자즌닭이 울어서 술국을 끓이는 듯한 추탕(鰍湯)집의 부엌은 뜨수할 것같이 불이 뿌연히 밝다 – 초롱이 히근하니 물지게꾼이 우물로 가며 별 사이에…
추일산조秋日山朝 / 백석白石 2022-11-152026-01-01하늘구경No Comments 아츰볕에 섶구슬이 한가로이 익은 골짝에서 꿩은 울어 산(山)울림과 장난을 한다 – 산(山)마루를 탄 사람들은 새꾼들인가 파아란 한울에 떨어질 것같이 웃음소리가…
쓸쓸한 길 / 백석 2022-11-152025-12-31하늘구경No Comments 거적장사 하나 산(山)뒷 옆비탈을 오른다 아 – 따르는 사람도 없이 쓸쓸한 쓸쓸한 길이다 산(山) 가마귀만 울며 날고 도적갠가 개 하나…
딸아이가 방문을 닫을 무렵 / 박상천 2022-11-152025-12-31하늘구경No Comments 어느 날 갑자기 딸아이가 옷을 갈아입으며 방문을 닫는다. ‘그래, 이젠 방문을 닫아야겠지’ 하면서도, 내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갈아입던 딸아이가…
봄에 관한 어떤 추억 / 상희구 2022-11-152025-12-31하늘구경No Comments 국민학교 적 소풍날 꽁보리밥에 양념친 날된장을 반찬으로 도시락을 싸갔는데 다른 친구들 모두 쌀밥으로 싸왔거니 하고 산모퉁이에 숨어서 점심을 먹었다. 그…
흔적 / 이성신 2022-11-152026-01-01하늘구경No Comments 꽃이 문을 열어주기 기다렸으나 끝까지 거절당하고 새로 반달이 산봉에 오르자 벌레는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꽃잎을 반만 먹고 그 부분에 눕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