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장미를 사랑한다면 / 복효근
빨간 덩굴장미가 담을 타오르는 그 집에 사는 이는 참 아름다운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 낙엽이 지고 덩굴 속에 쇠창살이 드러나자…
빨간 덩굴장미가 담을 타오르는 그 집에 사는 이는 참 아름다운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 낙엽이 지고 덩굴 속에 쇠창살이 드러나자…
어머니도 없이 들판에서 벼가 익는다 – 통통한 수수목 살찐 참새 들판에 고추잠자리가 떴다 – 오래 전에 난 어머니를 보고 이제…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신발을 벗지 않으면 건널 수 없는 내(川)를 건너야 비로소 만나게 되는 불과 열 집 안팎의 촌락은 봄이면 화사했다. 복숭아꽃이 바람에…
무딘 부엌칼 같은 언니는 서울 자랑을 하지 않았다 무릎걸음으로 둥기적거려도 어느새 나물바구니가 그들먹해지는 언니는 서울에서 공장살이 몇 년에 돈 한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월수 30만원을 받아 쥐고 집으로 가는 저녁 눈이 내린다 우리들 삶의 무게 만큼 덧없고 헐거운 것들이 어깨 위에 쌓인다 포장마차에…
허리를 펴면 덩달아 일어나는 앞산 지팡이 딛는 곳마다 콩을 심었으면 온통 콩밭이 되었을 마을 일하지 않으면 외려 병이 도진다는 그가…
산등성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 가을은 다시 올 테지 – 다시 올까? 나와…
외롭게 살다가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점심을 얻어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골목에서 골목으로 저기 조그만 주막집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저녁 어스름은 가난한 시인詩人의 보람인 것을…… 흐리멍텅한 눈에 이 세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