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故人若堂과고인약당 / 옛벗의 무덤을 지나다 / 栢庵백암
無端故友漸凋落[무단고우점조락] 까닭 없이 옛 벗들 점차 시들다 지니 / 却恨流光不暫停[각한류광불잠정] 잠시도 머물지 않는 세월이 한스럽네…
無端故友漸凋落[무단고우점조락] 까닭 없이 옛 벗들 점차 시들다 지니 / 却恨流光不暫停[각한류광불잠정] 잠시도 머물지 않는 세월이 한스럽네…
今年粳稻熟苦遲[금년갱도숙고지] 금년에는 메벼가 유난히 늦게 익어 / 庶見霜風來幾時[서견상풍래기시] 서릿바람 불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나…
游人坌已集[유인분이집] 놀이꾼들 이미 먼지처럼 모여들어 / 挈榼三且兩[설합삼차량] 저마다 두세 개 술통을 들고 가네…
飢來驅我去[기래구아거] 배고픔에 서둘러 날 몰아 가다 / 不知竟何之[부지경하지] 마침내는 어디로 갈 곳이 없어…
荒草何茫茫[황초하망망] 거친 풀은 끝없이 우거져 있고 / 白楊亦蕭蕭[백양역소소] 백양나무 쓸쓸히 서 있는데…
在昔無酒飮[재석무주음] 예전엔 술 없어 못 마셨더니 / 今但澹空觴[금단담공상] 이제와 부질없이 잔이 넘치네…
有生必有死[유생필유사] 태어나면 반드시 죽게 되는 것 / 早終非命促[조종비명촉] 일찍 죽는 것도 운명 아닌가…
歲惟丁卯[세유정묘] 해는 정묘년 / 律中無射[율중무역] 음력 구월 / 天寒夜長[천한야장] 날씨는 차고 어두운 밤은 긴데…
白髮被兩鬢[백발피양빈] 백발은 양쪽 살쩍을 덥고 / 肌膚不復實[기부불부실] 피부도 예전같이 실하지 못하네…
絶代有佳人[절대유가인] 세상에 둘도 없이 빼어난 미인 / 幽居在空谷[유거재공곡] 쓸쓸한 골짜기에 숨어서 사네…
男兒生不成名身已老[남아생불성명신이노] 사나이로 이름 없이 몸만 늙으니 / 三年飢走荒山道[삼년기주황산도] 삼 년이나 굶주리며 헤맨 험한 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