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포도알 비가 내리던 밤 우리는 포도밭에 있었습니다. 포도 잎 아래 포도송이에 불빛은 아롱져 떨어지고 무슨 말을 했는지 말 없었는지 통째로…
포도알 비가 내리던 밤 우리는 포도밭에 있었습니다. 포도 잎 아래 포도송이에 불빛은 아롱져 떨어지고 무슨 말을 했는지 말 없었는지 통째로…
빗방울 소리가 다 다른 것은 떨어져 닿은 곳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리는 빗소리가 다 다른 것은 방울마다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 봄날은 간다 – 오월 아침. 아카시아 향기가 하얗게 쏟아진다. 딸아이가 촐랑촐랑 눈밭을 뛰어간다. 자욱 자욱 빠알간 장미꽃이 피어난다.…
시작은 비록 나였다마는 계속 나를 꾄 것은 네가 아니냐. 허전할 때 맞춰 내게로 와서 벌겋게 몸을 불사르며 내 안에 부드러이…
젖 먹을 데 없으니 막걸리를 마시자 서울에서 만난 젖 먹을 때 친구야 너의 엄니 흙의 품에 안겨 계시고…
나 좀 나대로 내버려둬라. 약초라느니 맛있다느니 질기다느니 잡초라느니 부대끼기 싫어 밟혀 살러 왔더니 이러쿵저러쿵 웬 말들이냐 퍼질러…
거북이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루 이틀 등껍질로 성을 쌓으며 토끼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한 명 두 명 눈치로 잰 발…
백로가 나는 비 개인 산골 푸른 논은 개울 따라 들로 나가고 물안개는 산이마를 닦고 오른다. 무엇을 더할까 이 그림에 내…
비가와도 억세게 내렸었는데 바람에 던져지던 빗방울 소리 미루나무 키 따라 높았었는데 아버지 마루 바람벽에 기대앉아 반창고로 테맨 퉁소 부시고 오소리…
네가 먹었지 속 뒤집은 술내 나는 벌건 밥풀 몇 알 이른 아침 출근길에 나보다 먼저 발가락 두 개 없는 네…
산을 일궈 터를 닦고 흙벽돌로 벽을 쌓고 자식 낳아 다 보내고 아버지도 떠나가신 산골 집에 멀리 보던 산 꽃들이 와서…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은 순대국이다. 이름이 아내가 되기 전부터 당신은 그것을 좋아했다. 당신이 그것을 좋아하는 것은 마음이 까다롭지 않은 게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