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시작은 비록 나였다마는 계속 나를 꾄 것은 네가 아니냐. 허전할 때 맞춰 내게로 와서 벌겋게 몸을 불사르며 내 안에 부드러이…
시작은 비록 나였다마는 계속 나를 꾄 것은 네가 아니냐. 허전할 때 맞춰 내게로 와서 벌겋게 몸을 불사르며 내 안에 부드러이…
젖 먹을 데 없으니 막걸리를 마시자 서울에서 만난 젖 먹을 때 친구야 너의 엄니 흙의 품에 안겨 계시고…
나 좀 나대로 내버려둬라. 약초라느니 맛있다느니 질기다느니 잡초라느니 부대끼기 싫어 밟혀 살러 왔더니 이러쿵저러쿵 웬 말들이냐 퍼질러…
거북이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루 이틀 등껍질로 성을 쌓으며 토끼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한 명 두 명 눈치로 잰 발…
백로가 나는 비 개인 산골 푸른 논은 개울 따라 들로 나가고 물안개는 산이마를 닦고 오른다. 무엇을 더할까 이 그림에 내…
비가와도 억세게 내렸었는데 바람에 던져지던 빗방울 소리 미루나무 키 따라 높았었는데 아버지 마루 바람벽에 기대앉아 반창고로 테맨 퉁소 부시고 오소리…
네가 먹었지 속 뒤집은 술내 나는 벌건 밥풀 몇 알 이른 아침 출근길에 나보다 먼저 발가락 두 개 없는 네…
산을 일궈 터를 닦고 흙벽돌로 벽을 쌓고 자식 낳아 다 보내고 아버지도 떠나가신 산골 집에 멀리 보던 산 꽃들이 와서…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은 순대국이다. 이름이 아내가 되기 전부터 당신은 그것을 좋아했다. 당신이 그것을 좋아하는 것은 마음이 까다롭지 않은 게 아닌…
저처럼 되는 대로 살아가란다. 잘난 나무 잘나 잘려나가도 홀로 오랜 세월 저를 지키며 저처럼 되는 대로 살아가란다. 발돋움 디딤발…
산자락 일구는 산지기 옆에 산마 구워먹는 아이가 있고 눈발 구경하는 누렁이 있고 산발치 초가엔 저녁밥 연기 – 안상길 –…
春水滿四澤? 春水滿四畓! 두어라 지난 겨울 가문 날들은 속 뒤집혀 흙탕물로 젖던 날들은 저물 녘 개구리 아우성 이는 노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