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지는 잎 소리 고즈넉하여 밤새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잠결에 누군지 부르는 소리 행여나 깨어 나아가 보니 어디로 가나 기러기…
지는 잎 소리 고즈넉하여 밤새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잠결에 누군지 부르는 소리 행여나 깨어 나아가 보니 어디로 가나 기러기…
바람에 나뭇잎 떨어진다고 바람을 탓할까 잎새를 탓할까 나뭇잎 빛바래 흩어졌다고 나무를 탓할까 계절을 탓할까 나뭇잎 하나, 둘… 떨어져…
하늘엔 별들 많기도 한데 지는 잎 소리 맑기만 한데 밤 새 개울물 차가운 소리로 어디가어디가 이제 어디가 어디로 가야…
오늘은 가야겠다. 세상 모든 것 덮여 버리고 눈이 모든 것 덮어 버리고 하얗게 길도 없는 오늘은 밤길을 걸어가야겠다. 내일 눈물이…
풀밭에 팔베개하고 누워 바다처럼 드넓은 하늘을 보았다 풀과 하늘이 하나로 보이고 나도 보이지 않는 하나가 되었다 하늘엔 흐르는 구름이 있고…
처음엔 만남이 그저 좋아서 만나면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말없이 하늘을 보기도 하고 그저 얼싸안고 웃기도 했어 그러다가 나중에는 귀찮아져서 만나도…
비가 내리나 투덕투덕 힘없는 주정뱅이 발걸음처럼 가을비가 내리나 가뭇한 그날을 주웠다 놓쳤다 오락가락 비가 내리나 이 비 그치면 바람…
아버지 새벽에 산내끼 꼬셨지 방에는 노란 등잔불 졸고 밖에는 허연 서릿발 돋고 달 걸린 감나무에 부엉이 울 때 …
봄이 왔거든 산에, 들에 흐르는 시내에 그리고 네 마음에 따스한 봄날이 왔거든 그림을 그려봐 빈 공간에 – 안상길 –…
뒤척이다 깨어 나아가 보니 하늘이 너무 맑아 별이 파랗다. 원래 곁에 없었던 그대 지금 내 곁에 없는 것이 너무 먼…
빨강 잎 노랑 잎 우수수 쏟아져 비에 젖고 짓밟히어 으깨어진 피바다 – 안상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