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을 지나며
오랜만에 지나는 금강 위로 저녁 해 붉고 너른 모래밭엔 노니는 연인들 바람은 꽃잎을 강에 나르고 강물은 흐르고 모래도 흘러 나…
오랜만에 지나는 금강 위로 저녁 해 붉고 너른 모래밭엔 노니는 연인들 바람은 꽃잎을 강에 나르고 강물은 흐르고 모래도 흘러 나…
아버지 소 한 마리 먹였으면요. 봄이면 새순 뜯는 상긋한 냄새 이러이러 소 모는 흥겨운 소리 여름이면 외양 앞에 모깃불 놓고…
그 사람은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 나즈막한 물골에 몸을 숨기듯 밤은 많이 깊어 스물두어시 거세게 내리던 비 그치고 보도에 떨어지는 물방울…
나 지금 가을을 낚는 중이다. 우라지게 파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 눈부신 햇살 바람이 초목의 푸름을 훔쳐내어 하늘에 붓듯…
새를 보았네 세상이 아직 머리 안에 있을 적에 하얀 새를 알았네 내 마음에 둥지 튼 새 날아가 버렸네 그저 보냈네…
기다려 올 사람 아니지마는 잊는다 잊힐 사람 더욱 아니어 어제도 그랬듯이 잔을 비운다 술병 가득 녹아 있는 추억 방울들 투명한…
그 사람 떠나고 어느덧 석 달 이 시간 어디서 무엇을 할까 두고 간 화분은 꽃 피웠는데 울컥 치미는 그리움덩이 …
목련은 피고 지고 봄은 가는데 나는 또 한 계절만 보내었구나. 계절은 돌아가면 다시 오지만 한 번 간 청춘은 다시…
한 때, 이곳을 살다간 넋이 아닐까. 다시 생명으로 깃들고자 너울너울 소복 입고 펄펄 나리는 사람도 있고, 벌레도 있고, 꽃잎도 있고…
산골 고향집 옆 개울 웅덩이 자라 한 마리가 있더랍니다 쬐그만 자라가 있더랍니다 어디서 왔는지 언제 왔는지 어느 날 눈에 띄더랍니다.…
그대를 그림으로 아파하다가 말은 못하고 애태우다가 이제는 아픔도 접어야 하나 부질없는 애태움도 버려야 하나 가려거든 모두 다 거두어 가지 부질없는…
남산 길을 걸었다. 때 늦은 재회에 격한 포옹도 당연하련만 덤덤한 척 담담한 척 그냥 걸었다. 때 이른 아카시아 한 나무…